한국 영화 역사상 손꼽히는 도박 영화 시리즈인 ‘타짜’는 도박판의 세계와 인간 군상들의 욕망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1편 조승우, 2편 최승현(탑), 3편 박정민까지 각각 다른 주인공이 펼치는 치열한 승부와 반전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타짜’ 시리즈의 각 편별 줄거리와 명장면, 그리고 인물 관계를 정리해봅니다.

타짜 1편: 전설의 시작, 고니의 비극과 성장
2006년에 개봉한 ‘타짜’ 1편은 허영만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조승우가 주인공 고니 역을 맡았습니다. 전라도 촌놈 고니는 공사장에서 일하며 번 돈을 고스톱 도박판에 날리고, 결국 사기 도박의 희생양이 되면서 복수와 성공을 위해 타짜의 길로 들어섭니다.
스승 평경장(백윤식)을 만나 기술을 익히고, 전국을 떠돌며 도박 실력을 키워가는 고니는 서울로 올라가며 짝귀(김응수)와 맞붙습니다. 그러나 승부는 단순히 기술의 대결이 아니라 목숨을 건 심리전으로 이어집니다.
가장 유명한 명장면은 바로 짝귀와의 최후의 한판에서 고니가 ‘섯다’를 사용하여 판을 뒤집는 장면입니다. 긴장감 넘치는 손놀림과 팽팽한 심리전은 이 영화의 백미로 꼽힙니다. 또한 ‘손에 장을 지지겠다’라는 유행어는 이 영화로 인해 전국적으로 회자되었습니다.
고니는 결국 복수에 성공하지만, 사랑하는 정마담(김혜수)과도 멀어지고, 도박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떠도는 운명을 암시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타짜 2편: 신의 손, 함대길의 도전과 배신
2014년 개봉한 ‘타짜: 신의 손’은 1편의 뒤를 잇는 이야기로, 주인공은 고니의 조카 ‘대길’(최승현, 탑)입니다. 도박판의 매력에 빠진 대길은 선배 타짜 아귀(김윤석)의 손에 의해 패가망신당한 삼촌 고니의 전설을 좇으며, 자신의 이름을 떨치고자 합니다.
초반에는 친구들과 장난처럼 도박에 뛰어들던 대길은 패배와 배신을 겪으면서 점점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 발을 들입니다. 스승 ‘꼽사리 박사’(유해진)와의 인연으로 기술을 배우고, 도박판의 룰과 생존법을 터득하지만, 신참 티를 벗기에는 아직 멀었습니다.
이 편의 명장면은 바로 ‘족보 바꿔치기’ 트릭을 사용하는 최종 승부입니다. 대길이 냉철한 심리전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며 결국 판을 뒤집는 순간, 관객들은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의 손’은 전편보다 가벼운 전개와 스타일리시한 비주얼을 강조하며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원작 팬과 비교적 새로운 관객층 간의 반응이 달라졌던 것도 특징입니다.
타짜 3편: 원 아이드 잭, 일확천금의 함정
2019년 개봉한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카드 도박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로, 전작과는 다른 도박 세계를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카드 천재 ‘도일출’(박정민)입니다. 가난한 생활을 하던 도일출은 카드를 통해 일확천금을 꿈꾸다 ‘원 아이드 잭’ 팀에 스카우트됩니다.
팀을 이끄는 ‘애꾸’(류승범)는 도박판의 전설로, 그의 지휘 아래 도일출과 팀원들은 초호화 카지노를 털기 위한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팀원 간의 배신과 욕망이 얽히면서 계획은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명장면은 바로 카지노에서 펼쳐지는 ‘풀 하우스 대 스트레이트 플러시’ 승부입니다. 박정민이 치밀한 수 싸움과 연기를 통해 상대를 속이고 판을 뒤집는 순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장면입니다.
이번 작품은 기존 ‘타짜’ 시리즈와 달리 카지노와 카드 게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액션과 스타일이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캐릭터 간의 감정선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으며, ‘타짜’ 고유의 아날로그 감성이 줄어든 것을 아쉬워하는 관객들도 있습니다.
타짜 시리즈의 공통점과 차이점
‘타짜’ 시리즈는 각기 다른 주인공과 시대적 배경, 도박판의 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인간 욕망의 본질과 승부의 쾌락을 다룬다는 점에서 일관성을 가집니다. 고니, 대길, 도일출은 모두 돈과 명예, 그리고 복수를 위해 도박판에 뛰어들지만, 그 끝에는 늘 희생과 대가가 따른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스타일은 더욱 현대적으로 변화했지만,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의 심리전은 여전히 흥미진진합니다. 앞으로의 타짜 시리즈가 어떤 방식으로 확장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